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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분석 끝냈습니다" AI 변호사, 사람보다 낫네

대법, 인공지능연구관 도입해 개인회생·파산 사건 맡기기로
국내외 로펌들, AI변호사 채용…법령분석 등 변호사 업무 대체
"가치평가는 대신 못해" 주장도

  • 입력 : 2018.03.02 16: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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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2018년 2월 28일 보도했습니다.>

■ 법조계 상륙한 인공지능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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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형 법무법인 베이커앤드호스테틀러는 2016년 '인공지능(AI) 변호사'를 채용했다. 로봇 변호사 '로스(ROSS)'의 역할은 관련 판례 수천 건을 수집해 분석한 뒤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을 골라내는 일. 통상 로스쿨을 갓 졸업한 초보 변호사들이 맡던 업무였는데, AI가 대체하고 있다. "보험료를 연체해 일방적으로 계약이 해지됐다면?" 법무법인 대륙아주의 법률 AI '유렉스'에 문장을 입력하자 보험업법과 상법 등 100건에 달하는 법령·판례가 화면에 나타났다. 관련 법령 검색에만 3~4일씩 걸리던 것이 단 몇 분으로 줄었다.

대륙아주는 현재 변호사 업무의 70% 정도를 AI가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국내 법률시장에 AI 기술이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법원이 개인회생·파산 사건과 전자소송에 AI를 도입하고, 로펌들은 AI 변호사를 통해 경쟁력 강화를 꾀하는 모습이다. 법과 과학기술의 결합을 뜻하는 '리걸테크(Legal-Tech)' 시대가 열렸다는 평가가 나오는 반면 법률가들 역시 AI에 의해 대체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도 제기된다.

28일 대법원에 따르면 법원행정처는 개인회생·파산 사건을 담당하는 AI 재판연구관 도입을 골자로 한 '지능형 개인회생파산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2020년까지 빅데이터·AI 기반 시스템 'E-로클럭(E-lawclerk)'을 전국의 회생·파산 재판부에 도입하겠다는 목표다. 지난해 도산 분야 전문법원인 서울회생법원이 주축이 돼 태스크포스(TF)를 꾸렸고 지난 1월에는 AI 설계를 위한 용역을 발주했다. 이르면 올해 말 시범 도입될 전망이다.

개인회생·파산 사건은 신청인이 재산, 세금납부, 카드 사용 증빙서류 등 방대한 서류를 내야 해 부담이 컸다. 또 재판부가 기록을 살피는 데 막대한 시간이 소요되면서 법원의 면책 결정이 날 때까지 수개월이 걸렸다. 하지만 'E-로클럭'은 서류 제출부터 온라인 자동 입력이 가능하고, AI가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해 재판부의 사안과 쟁점 파악을 돕는다. 또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신청자의 재산 은닉과 브로커 개입 등 악용 사례를 걸러내는 역할도 담당한다.

국내 대형 로펌도 AI 도입에 적극적이다. 법무법인 대륙아주는 지난 27일 인텔리콘 메타연구소와 협약을 맺고 대형 로펌으로는 아시아 최초로 법률 AI 시스템을 도입했다. 대륙아주의 AI 변호사 '유렉스'는 △쟁점과 가장 관련 높은 법률·판례 △연관 법령 간 네트워크를 시각적으로 제시한다. 이처럼 빠른 속도로 기술이 발전하면서 AI가 법조인의 역할을 대체할 수 있다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 단순히 관련 판례나 법령을 찾는 것에 그치지 않고, 법률가의 '가치 판단' 영역도 더 이상 불가침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특히 AI가 사람처럼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딥러닝 기술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김대희 대륙아주 대표변호사(56·사법연수원 18기)는 "변호사의 일자리가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걱정 어린 시선도 적지 않지만, 변호사의 일자리를 빼앗는 기술로만 보고 막으려 하기보다 하루라도 빨리 도입해 AI 활용 노하우를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적어도 법조계에서는 AI 역할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계인국 사법정책연구원 박사는 "기술이 발전하면서 AI의 판단과 실제 판결 간 격차가 좁혀들 수는 있지만, 단순 법률 적용의 문제를 넘어 '법적 가치평가'가 개입되는 사건에서는 AI가 법관을 완전히 대체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부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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