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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 법정 나온 신격호 "여기가 어디냐" 횡설수설

롯데 경영비리 혐의 첫 재판, 辛총괄회장 의사소통 안돼…서글픈 퇴정에 가족 눈시울
`검은색 뿔테` 서미경씨 출석, 30여년만에 공개석상 등장…귀국 이유 질문에 묵묵부답

  • 입력 : 2017.03.20 16:54:31     수정 : 2017.03.21 09:5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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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개월만에 만난 롯데家 3父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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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인 신분으로…롯데 총수일가 나란히 법정에 롯데 그룹 경영 비리와 관련해 횡령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62) 등 총수 일가가 20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했다. 왼쪽부터 신격호 총괄회장(95), 신동빈 회장,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63), 신 총괄회장의 셋째 부인 서미경 씨(58).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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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총수 일가 5명이 한날한시에 피고인 신분으로 법정에 섰다. 대기업 총수 일가가 법정에 한꺼번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 관심이 집중됐다. 특히 경영권 분쟁 등을 겪으며 갈등 관계에 있는 삼부자가 한자리에 모인 것은 2015년 11월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95) 생일잔치 이후 1년4개월 만이다.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판사 김상동)는 경영비리 등 혐의로 일괄 기소된 신 총괄회장과 장남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63·현 SDJ코퍼레이션 회장), 차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62) 등 롯데 일가와 경영진 9명의 첫 공판을 열었다. 신 회장 등은 총수 일가에 508억원의 '공짜 급여'를 주게 하고, 롯데시네마 영화관 매점 운영권을 헐값에 넘겨 롯데쇼핑에 774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등으로 지난해 10월 일괄 기소됐다.

이날 신 총괄회장은 공판 시간보다 20분 늦게 법정에 출석했지만 의사소통에 문제가 생겨 중간에 퇴정했다. 재판부는 신 총괄회장에게 신분 확인 등 인증 신문을 진행했지만 그는 제대로 답하지 못했다.

재판부는 결국 "여기 있는 피고인이 신격호 피고인이라는 것에 대해서 검찰과 변호인 측 모두 이의가 없는 걸로 안다"며 인증 신문을 마쳤다.

재판부는 신 총괄회장이 재판 진행 절차와 관계없이 피고인석에 앉아 있는 아들 신 회장에게 "여기가 어디인지" 등을 재차 묻자 의사소통을 위해 신 회장을 신 총괄회장의 옆으로 앉게 했다. 신 회장은 "누가 나를 기소했고, 여기 있는 사람들이 누구냐"는 신 총괄회장의 질문을 재판부에 대신 전달했다.

신 총괄회장 변호인은 "신 총괄회장이 '내가 만들고 키운 회사인데 왜 이런 재판을 하느냐'고 묻고 있다"고 말했다.

이후 재판부는 "신 총괄회장 재판은 여기까지만 하고 앞으로 분리해서 진행하겠다"며 신 총괄회장에게 퇴정을 요구했다. 그러나 그는 법정 문을 나서기 직전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며 다시 들어와 종전에 했던 말을 반복하기도 했다. 흥분한 듯 마이크를 앞으로 던지기도 했다. 재판부는 "신 총괄회장이 현재로서는 재판 의미를 전혀 모르는 것 같다"며 "향후 재판 절차 정지 등을 검토해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신 총괄회장이 퇴정을 거부하며 지팡이를 휘두르려는 모습까지 보이자 가족들은 눈물을 참지 못했다. 신 회장은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았고, 딸인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75·구속기소)과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 씨도 내내 눈시울을 붉혔다. 가족들 모두 코까지 빨개질 정도였다.

신 회장 측은 영화관 매점 임대 사업과 관련해 "신 총괄회장이 '수도권은 (막내딸) 유미네에게, 지방은 (첫째딸) 영자네에게 나눠주라'고 채정병 전 롯데카드 대표(65)에게 지시하는 등 절대적인 권한을 갖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총수 일가 급여 지급과 관련해서도 "신 회장조차 채 전 대표를 통해 본인의 급여를 통보받았고, 본인의 월급통장과 주식통장도 최근에야 간신히 받았다"며 신 총괄회장의 지시에 의해 이뤄졌다고 밝혔다.

반면 신 총괄회장 변호인은 "신 총괄회장은 2009년께부터 경영에서 물러났다"며 "신 총괄회장은 큰 틀에서 잘해보라고 했을 뿐, 구체적인 업무 결정은 그룹 내 정책본부에서 결정됐다"고 반박했다.

한편 이날 법정에는 서씨와 신동주 전 부회장, 신 이사장도 출석했다.

검은색 정장과 뿔테 안경 차림으로 나타난 서씨는 "귀국을 결정하게 된 이유가 무엇이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도 하지 않았다. 서씨는 일본에 머물며 지난해 검찰 수사는 물론 재판 준비절차기일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하지만 앞선 공판에서 재판부가 "불출석 시 구속영장을 발부하겠다"고 경고하자 이날 30여 년 만에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이들은 모두 관련 혐의를 부인했다.

[손일선 기자, 박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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