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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 특검, 이재용에 포괄뇌물죄 무게…법적용 적합성 논란

"崔-朴 경제적 이득 공유" 입증이 관건
JY에 횡령·배임혐의 거론도 이례적

  • 입력 : 2017.01.12 18:01:26     수정 : 2017.01.16 14:5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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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계 특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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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특별검사팀의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대치동 특검 사무실로 출석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12일 박영수 특별검사(65·사법연수원 10기)팀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을 피의자로 소환하면서 (포괄) 뇌물 혐의 적용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전날 특검팀은 "뇌물 공여 등 혐의를 적용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무게를 둬온 제3자 뇌물 혐의 적용 여부에 대해선 "조사 뒤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수사 기류의 큰 변화로 읽힌다. 두 혐의는 동시에 적용할 수 없다. 제3자 뇌물 혐의는 '대가를 기대한 부정한 청탁'이 결정적인 구성 요소다. 그러나 (포괄적) 뇌물 혐의 구성에는 그러한 청탁이 굳이 필요하지 않다.

◆ 쟁점은 대통령과 최순실 이득 공유

특검이 포괄 뇌물에 무게를 두는 이유는 이 부회장이 "승마협회 등 지원은 청와대의 강압에 의한 것이었을 뿐 대가를 요구하거나 받은 사실이 없다"는 기존 주장을 고수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럴 경우 제3자 뇌물이 아니라 포괄 뇌물 혐의를 적용해야 형사처벌이 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포괄 뇌물죄를 적용하려면 박근혜 대통령(65)과 최순실 씨(61·구속기소)가 '한 몸(경제적 동일체)'이라는 점을 밝혀야 한다. 최씨를 돕는 것을 박 대통령을 돕는 것으로 이해했어야 한다는 뜻이다. 특검이 최씨 일가의 재산 형성 과정을 파헤치는 데 집중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포괄 뇌물죄를 적용하면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도 문제가 될 수 있다. 특검 관계자는 12일 "두 재단 출연금도 뇌물로 볼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두 재단 사건은 전두환 전 대통령(85) 집권 당시의 '일해재단 비리 사건'과 비슷하다. 일해재단은 1983년 버마 아웅산 폭발사고 유가족 지원 명목으로 설립돼 1987년까지 대기업들로부터 총 598억5000만원의 출연금을 모금했다. 1988년 양정모 전 국제그룹 회장 등은 이를 "강제 모금이었다"고 폭로했다. 검찰은 즉시 '5공비리 특별수사부'를 구성해 장세동 전 청와대 경호실장(80) 등 2명을 직권남용 등 혐의로 구속했지만 모금 행위 자체는 처벌하지 않았다. 출연 기업들도 처벌받지 않았다.

대통령과 기업 총수가 함께 뇌물죄로 처벌받은 사례도 있다. 1995년 진행된 전두환·노태우 비자금 수사다. 당시 검찰은 전 전 대통령과 노 전 대통령이 재임 기간 청와대 집무실 등에서 기업인들을 만나 각종 청탁과 함께 수십억 원에서 수백억 원의 금품을 받았다며 뇌물죄로 기소했다. 일부는 공소시효가 지나 기소하지 못했고 노 전 대통령에게 뇌물을 준 기업인 35명은 뇌물 공여 혐의로 기소돼 집행유예 등을 선고받았다. 결국 대통령에게 직접 돈을 건넨 경우에만 뇌물로 처벌한 것이다. 당시 수사 검사로 참여했던 한 법조인은 "대통령 집무실에서 직접 수금하는 등 노골적인 방법을 썼기 때문에 뇌물죄 입증은 쉬웠다"며 "당시 재벌 총수들은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대가성이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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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횡령·배임 혐의 논란

수사 초기 방침대로 제3자 뇌물 혐의 적용 가능성도 간과하긴 어렵다. 쟁점은 이 부회장이 박 대통령에게 "제일모직의 합병을 지원해 달라"는 '부정한 청탁'을 했는지다. 이때 부정한 청탁은 곧 대가를 바란 청탁을 뜻한다. 합병 지원이 먼저였는지, 최씨 측에 대한 삼성의 지원이 먼저였는지의 선후 관계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지금까지 안종범 전 대통령 정책조정수석(58·구속기소)과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61·구속), 홍완선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61) 등에 대한 수사는 모두 제3자 뇌물 혐의 입증을 위해서였다.

박 대통령이 안 전 수석에게 "삼성 합병을 도우라"는 지시를 명시적으로 했는지가 관건이다. 안 전 수석은 "그런 지시를 받은 바 없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 박 대통령을 조사해도 "그런 지시를 내렸다"는 진술을 받긴 힘들어 보인다.

특히 특검이 12일 브리핑을 통해 삼성이 최씨 측에 지원한 94억원과 관련해 이 부회장에게 횡령·배임 혐의를 적용하겠다고 공식 언급한 것이 논란이 되고 있다. 법정형이 보다 높은 뇌물 혐의를 주로 검토하면서 횡령·배임 혐의까지 함께 검토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의견이 많다.

이처럼 어떤 행위가 서로 다른 범죄 혐의를 구성할 때 '(상상적 혹은 실체적) 경합범'이라는 법률용어를 사용한다. 법이론적으론 가능하지만 이번 특검 수사와 같은 실제 상황에서 뇌물공여 혐의로 주로 수사하면서 횡령 배임 혐의를 경합범으로 함께 적용하는 전례를 찾기 어렵다는 게 법조인들의 일반적인 견해다. 일부 판사들은 "뇌물 금액에 대해 횡령·배임 혐의까지 적용하는 일은 드물다"고 말한다. 이 때문에 법조인들 사이에선 "특검이 뇌물 혐의 적용이 안 될 경우를 벌써 대비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

[김동은 기자, 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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