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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 가스선 중심 조선사로…추가 구조조정 확약 없으면 법정관리

정부·채권단, 조선업 구조조정 방향

  • 입력 : 2018.03.08 17:57:44     수정 : 2018.03.09 09:3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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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업 구조조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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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8일 내놓은 조선업 구조조정 방안의 기본 원칙은 각 회사의 '독자 생존 가능성' 여부다.

자금을 지원해도 밑 빠진 독처럼 세금만 축내면서 독자 생존 가능성이 적은 기업에는 신규 대출을 해주지 않는 구조조정 기본 원칙을 지키겠다는 얘기다. KDB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발표에 '국민 경제 부담'이라는 용어가 자주 등장한 배경이다.

이를 반영하듯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이날 브리핑 질의응답 과정에서 "산업적 측면을 고려한다는 것이 무조건 자금을 지원해 살리자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소위 '산업적 측면'을 고려한다는 새 정부 구조조정 방침이 무조건 기업을 지원하는 방식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이런 원칙에 따라 수출입은행이 주채권은행인 성동조선해양은 채권단 주도의 자율협약 체제를 끝내고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가기로 했다. 수은은 성동조선해양의 주력 선종인 중대형 탱커(유조선 등 액체운반선)의 수주 부진이 이어지고, 전반적인 경쟁력이 취약해 현재 상태로는 선박 건조로 이익을 내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한때 대안으로 검토했던 수리조선소나 블록공장 진출 등 추가 경쟁력 강화 방안에 대해서도 수은은 "물량 확보의 불확실성 등으로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선을 그었다. 블록공장 등으로 전환해도 수주가 받쳐주지 못하면 생존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5년 이상 장기간 순손실이 지속되고 대규모 유동성 부족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도 부담이다.

이를 감안해 은성수 수출입은행장은 "채권단 주도의 구조조정(자율협약)은 종결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대신 수은은 성동조선해양이 법정관리 절차를 통해 사업전환, 인수·합병(M&A) 등 기회를 노려볼 것을 권장했다.

법원 주도의 과감한 구조조정과 채무재조정 등 근본적인 재무구조 개선, 적극적인 자산 매각을 추진하면 사업 전환이나 M&A보다 다양한 회생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수은은 회사가 법원에 의한 회생절차를 신청해 상거래·금융채무 등 자금 유출을 동결하고 지출 최소화를 위해 노력하면 법원이 회생계획안을 마련할 때까지 향후 6개월 이상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럼에도 성동조선해양의 재기 여부는 불투명하다. 법원이 절차를 개시하더라도 기업의 회생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되면 결국 파산시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파산한 한진해운 역시 당초 회생절차를 신청했지만 청산가치가 존속가치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돼 결국 청산절차를 밟았다. 특히 성동조선해양은 이미 지난해 채권단 실사 결과 청산가치가 존속가치보다 3배 이상 높게 나타난 상황이다.

물론 법원이 업황 전망과 경쟁력, 추가 구조조정 방안 등을 함께 따지기 때문에 청산가치가 크다고 해서 곧바로 회사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 경우에도 채권단의 '법정관리 기업에 대한 대출(DIP)' 여부가 관건이 된다. 법원이 강력한 채무재조정에 나서더라도 당장 회사 운영을 위한 현금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회생이 불가능하다.

서울회생법원 관계자는 "법원 입장에서도 가망성 없는 회사를 계속 끌고 갈 수 없기 때문에 성동조선해양이 회생절차에 들어오더라도 철저하게 타당성을 따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STX조선해양은 산은 관리 아래 고강도 구조조정과 함께 액화천연가스(LNG), 액화석유가스(LPG) 등 소형 가스선 중심으로 사업 재편을 추진한다. 다음달 9일까지 한 달의 여유를 주고 이 기간에 인력 감축 등 고강도 구조조정에 대한 노사 확약이 없는 경우에는 법원에 STX조선해양을 다시 맡긴다는 방침이다.

삼정KPMG는 사업 재편의 전제조건으로 전체 인력의 40%를 감축하는 구조조정안을 제시했다. 산은은 노사 확약 무산, 자구계획 미흡·미이행 및 자금 부족 발생 시 원칙대로 처리해 법정관리를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노사 확약서를 받으면 정상 영업의 필수 전제조건인 RG(선수금 보증) 발급을 선별적으로 지원한다.

산은은 STX조선이 2월 말 기준 1475억원의 가용자금이 있는 등 자체적으로 일정 기간 버틸 수 있는 유동성이 있고, 주력 선종인 중형 탱커와 STX조선해양이 건조 경험을 가진 소형 LNG선의 시황 회복 전망이 상대적으로 양호해 건조 물량 확보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조선업계에서는 정부의 이번 조치에 대해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간 미루고 미뤄왔던 구조조정의 칼날을 본격적으로 들이댄 만큼 경쟁력 있는 조선사에 대한 지원은 더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수주 시장에서는 점차 부활의 기운이 감지되고 있다. 조선·해운 시황 리서치 기관인 클라크슨에 따르면 한국의 선박 수주량은 2016년 바닥을 찍은 뒤 점차 증가하고 있다.

[우제윤 기자 / 이승윤 기자 / 부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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