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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성의 레이더L] 사법부 운명 가를 대법원장의 선택은

  • 입력 : 2018.01.08 17:21:29     수정 : 2018.01.08 17:3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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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 대법원장이 사법부와 자신의 운명을 가를 선택을 마주했다. 겨우 취임 4개월 만이다. 추가조사위원회가 블랙리스트 의혹 재조사 결과를 발표하면 곧 그 기로에 선다. 관심사는 하나다.

"추가조사위에서 무조건 블랙리스트가 있다고 우기면 김 대법원장은 그 위기를 어떻게 헤쳐 나갈 수 있을까." 상황은 그에게 불리하다. 우선 진위를 판별할 기준이 없다. 사법부에 모든 법관이 공감하는 블랙리스트 판단 기준은 없었다. 추가조사위는 지난해 진상조사위원회와 공직자윤리위원회 조사를 모두 무시했지만 새로운 판단 기준도 내놓지 못했다. 추가조사위가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지 않을 거라는 의심도 커지고 있다. 별것 없어도 위태롭게 꾸밀 거라고들 걱정한다. 국제인권법연구회에서 이 사태를 주도한 핵심조직 '인사모(인권보장을 위한 사법제도 모임)'가 추가조사위를 좌우하고 있다는 우려 탓이다. 이미 업무용 컴퓨터를 맘대로 뒤져 헌법의 영장주의를 짓밟았다는 불법 논란도 무릅썼다. 흰 것도 검다 할 기세다. 애초 확인 없이 의심과 추측에서 무리를 거듭해 이 지경에 이르렀으니 놀랍지도 않다.

과연 무엇을 리스트로 뒤바꿀까. 인사의 근간인 근무평정이나 판사 비위 조사 자료가 리스트로 둔갑하면 앞으로 사법행정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 철저한 비밀로 둬야 할 근무평정과 비위 기록을 김 대법원장이 앞으로도 만천하에 공개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래도 판사들은 그를 따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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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게 압박은 시작됐다. 집권 여당이 앞장설 거란 예상이 맞았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5일 아무 근거 없이 "독립성이 생명인 법원까지 블랙리스트의 마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해 대법원이 확정한 징역 2년형을 마친 한명숙 전 국무총리에 대해 "재판도 잘못됐다"고 사법부 독립을 훼손한 정치인이다.

만일 사법행정에 불법의 징후가 확실했다면 애초 추가조사위 같은 별도 기구는 필요 없었다. 새 정부 첫 사법부 수장의 추상(秋霜) 같은 영(令)으로 신속한 내부 조사를 거쳐 잘잘못을 가리면 그만이다. 무슨 이유로 조사 기구와 절차를 복잡하게 만들어 안팎의 다툼만 키운 건가. 집권당 대표가 다툼의 한쪽을 편드는 것도 결국 김 대법원장에게 부담이다.

김 대법원장은 임기 6년의 사법부 청사진을 마무리해야 한다. 그만의 비전을 실현하면서 전임자들처럼 존재감과 역량을 존중받길 바랄 것 같다. 동시에 자신을 지지한 인사모도 외면하긴 힘들지 모른다. 어떻게 조화를 이룰지 궁금하다.

그가 선택을 잘못하면 그만의 실패로 그치지 않는다. 그가 정치에 휘둘리면 사법부에 균열이 생긴다. 사법부 독립이 회복 불가능할 지경에 이르는 것도 순간이다. 모두 그의 선택에 달려 있다.

[전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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