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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성의 레이더L] 김명수 사법부의 철학이 시급하다

  • 입력 : 2018.06.11 17:51:03     수정 : 2018.06.11 17:5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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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김명수 대법원장 취임 이후 사법행정과 그 권한은 전임자들 때와 다르게 작동하고 있다. 전임자였던 양승태·이용훈 전 대법원장은 강력한 중앙집권적 사법행정권을 행사했다. 그들 모두 조직 장악력이 뛰어난 엘리트 법관들에게 사법행정을 맡겼지만 내부 경쟁과 갈등은 대법원장이 조정했다. 상대적으로 판사회의나 직원노조는 사법행정의 동등한 파트너나 대항 세력이 되기 어려웠다.

김 대법원장 취임 뒤 사법부에선 권력 분산과 분점이 두드러져 보인다. 전임자들과의 차이다. 그를 지지한 국제인권법연구회(인권법)와 그 핵심인 '인권보장과 사법제도 소모임(인사모)'이 그와 어떻게 소통하는지 관심이 크다. 대법원장 인사 전 대통령 법무비서관에 오른 김형연 부장판사와 인사모 좌장 이동연 부장판사의 영향력도 여전한 관심사다. 새 대법원장 취임 초기에 대통령의 판사 출신 참모와 일선 부장판사가 대법원장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처럼 주목을 받는 것 자체가 이변이다. 전국법관대표회의 등 각급 판사회의의 언론 노출도 최근에 특히 잦다. 대법원장 덕분에 직원노조의 자신감도 커졌다고 한다.

권력을 나눠 가진 이들은 어떤 철학을 공유할까. '양승태 사법부'에 대한 적대감은 과도기의 전술이 될 순 있겠지만 새 사법부의 철학으론 어림없다. '공통의 적'이 곧 힘을 다하면 그 이후가 더 중요해진다. 새 사법부의 청사진을 내놓기 전에 또 다른 분란은 피해야 하지만 벌써 지나친 모습이 보인다.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회의 의장인 이동연 부장판사는 지난 4일 '사법행정권 남용에 대한 형사조치'를 촉구하기 위한 판사회의를 준비했지만 정족수 미달로 무산됐다. 의장단은 그날 저녁 형사조치 필요성만을 강조한 메일을 판사들에게 돌렸다. 그 탓인지 다음날 회의는 또 무산됐다. 이 부장판사는 조급했겠지만 독단과 강요는 새 시대의 소통이 아니다. 행정처에선 강성 인사 일부가 의사결정을 독점하려 한다는 소문이 돈다. 인권법 내부도 행정처 경험에 따라 의견이 나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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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사법 권력을 나눠 가진 이들 사이에 갈등이 생기면 조정이 어려울 수 있다. 조정은 사법의 철학과 비전 없인 힘들다. 대법원장이 조정에 실패하면 외부 정치권력의 개입을 부를 수 있다. 마침 청와대가 최근 사법부 내분 확산을 우려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게다가 최근 상황은 정권의 외압에 판사들이 함께 저항하던 옛 사법파동과는 다르다. 한 중견 법조인은 '형사조치'를 위한 세(勢) 결집을 주도하는 이들의 행태에 대해 "이미 집권하고도 권력을 더 공고하게 다지기 위해 벌이는 '친위(親衛) 쿠데타'를 보는 것 같다"고 했다. 혼란은 언제 멈출까 궁금하다. 사법부 독립을 지키겠다는 판사들이 혼란의 지속을 권력 유지의 수단으로 삼진 않을 거라고 믿는다.

[전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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