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24시] 탄핵 변론, 후세가 보고있다

  • 입력 : 2017.02.23 17:48:33     수정 : 2017.02.23 17:4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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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대통령 탄핵심판 16차 변론은 '좀처럼 잊기 힘든 역사적인 변론'이 됐다. 대통령 탄핵 심판의 마지막 증인신문이라는 중요성 때문만은 아니다. 이날 변론을 지켜본 방청객들은 실소와 한숨과 분노로 일관했다.

대통령 측 대리인 김평우 변호사(72·사법시험 8회)는 이날 오후 2시 20분부터 작심한 듯 준비해온 원고를 읽으며 100분간 발언을 이어나갔다.

그는 "우리나라 사법사에 역사적으로 기록될 사건"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주심인 강일원 재판관(58·사법연수원 14기)을 향해 "국회 측 수석 대변인이 아니냐"고 따지고 "우리나라가 아무리 후진국이라지만 이건 너무하다"고 불평했다. "8명의 표결로 선고될 경우 우리나라가 잘못하면 내란상태로 간다" "헌재는 앞으로 존재하지 못할 것"이라는 협박처럼 들리는 말도 했다. 법조인에게서 처음 듣는 원색적인 표현이었다.

같은 대리인단의 조원룡 변호사(56·38기)도 "강 재판관이 소추장 내용을 불법 변경하고 편파적·고압적으로 재판을 진행했다"며 재판관 기피신청까지 냈다. 김 변호사와 경쟁하듯 격한 발언을 쏟아냈다.

대리인이 의뢰인인 대통령 이익을 위해 변론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들 입장에선 어떻게든 탄핵 심리를 지연시켜야 했을 것이다. 그러나 대통령 대리인단의 변론도 그들이 헌재에 바라는 것처럼 합리적이고 적법해야 한다. 헌재를 두고 탄핵 심판을 너무 서두르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 대통령 대리인단은 그런 여론을 이용했어야 했다. 그러나 이날 대통령 대리인단의 변론 태도 탓에 헌재 재판부에 대한 염려는 자취를 감췄다.

김 변호사는 "앞으로 태어날 대한민국 국민들이 변론 동영상을 다시 볼 것이다. 어느 쪽이 정의인지는 후세가 가려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당장 이날 변론 뒤 헌재 안팎에선 "대통령 대리인단이 '헌정사에 남을 만한' 무례한 변론 태도를 보였다"는 비판이 나왔다. 국민이 이 비판에 더욱 귀 기울인다면 대통령 대리인단은 결국 의뢰인인 대통령에게도 해를 입힌 셈이다.

[사회부 = 박재영 기자 jyp8909@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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