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춘추] 출세하려 하지마라

  • 입력 : 2017.06.16 17:07:43     수정 : 2017.06.16 17:5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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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닮아서 정열적이냐는 질문을 받으면 주저 없이 어머니라고 대답한다. 70대 후반이시지만 아직도 왕성하게 활동을 하신다. 암 투병하던 남편을 여읜 후 최고령으로 요양보호사 자격을 취득하셨다. 변호사 아들 욕먹으니 그만두시라고 만류해도 여전히 일을 하신다. 그런 어머니가 아침부터 전화를 하셔서 "지금보다 더 출세하려고 하지 마라"를 몇 번이나 강조하신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에서 제일 권력이 막강했던 사람과 제일 돈 많은 사람이 현재 모두 구치소에 수감되어 있다. 권력과 재물이 얼마나 부질없고 위험한 것인지 경험적으로 알만도 한데 그것을 잡아보겠다고 대선 열기가 후끈하다. 평소 가깝게 지내던 변호사들도 각 캠프에 많이 포진해 있다. 개인적으로 법치주의와 인권 의식이 투철한 변호사들이 정치에 입문하는 것은 국가의 발전을 위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두 부류의 불나방들을 보면서 일말의 안타까움이 있다.

한쪽은 자신의 능력에 비해 너무 큰 욕심을 품는 경우이다. 감투가 무거우면 목이 부러진다. 감투를 견딜 만한 튼튼한 몸을 가져야 그 감투가 본인의 것이 된다. 아직 변호사로서도 성숙하지 않은 상태에서 정치판을 기웃거리는 모습을 보면 안타깝다. 후배들에게 예전처럼 '변호사인데 국회의원 정도는 해야지'라는 생각을 버리고, 기초의회부터 시작해서 차근차근 배운 후에 국회에 진출해서 제대로 정치를 하라고 조언을 해주고 있다.

다른 쪽은 안에서 새던 바가지이다. 변호사 활동을 하는 동안 주변에서 우려스러운 시선을 받았던 사람들이 유력한 대선 후보들에게 줄서기를 하는 모습이 보기 거북하다. 그 바가지는 밖에서도 샐 가능성이 큰데 이번에는 그 피해를 국민이 입게 될까 봐 걱정스럽다.

이런 모습들이 어찌 변호사들에게만 해당하는 것이겠는가. 다른 직역에서도 분에 넘치거나 가져서는 안 될 감투를 쫓아다니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이런 불나방들에게 퇴근길에 어머니께 전화로 드린 말씀을 전해주고 싶다. "어머니 걱정하지 마세요. 감당 못할 출세는 절대 욕심 내지 않겠습니다. 현재에 만족하면서 열심히 그리고 행복하게 살겠습니다."

[이찬희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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