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성의 레이더L] 용퇴한 서울고검장이 우려한 것

  • 입력 : 2017.07.11 15:44:43     수정 : 2017.07.12 18:0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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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기 법무부 장관 후보자(65)와 문무일 검찰총장 후보자(56·사법연수원 18기)가 각각 13일과 20일 인사청문회를 치른다. 별 걸림돌이 없어 무난하게 통과하고 취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이 무탈하기를 바라는 건 특히 검사들이다. 어지러운 과도기를 뒤로하고 하루빨리 정상을 되찾길 원한다. 장관과 총장도 검사들을 위해 살피고 배려해야 할 것들이 많은 때다.

검사들의 한숨과 기대는 지난 7일 박성재 서울고검장(54·17기)이 사의를 밝힌 글에 잘 나타나 있다. 그는 "최근 검사장급 인사에서도 보듯 부적절한 결정을 한 검사라는 이유로 몰아내는 인사를 했다. 그러나 그들이 어떤 사건과 관련해 어떤 결정을 한 게 부적절했는지 사유가 불분명해 언론에서는 이를 두고 '검찰개혁 명분하에 새로운 줄 세우기, 길들이기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8일 청와대가 30년 가까이 봉직한 고위 간부들을 찍어내듯 좌천시킨 데 대한 검사들의 속내가 담겼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그들이 명예를 되찾긴 쉽지 않아 보인다. 편견은 의외로 질기다.

그러나 정당한 이유와 설명 없이 또다시 구성원을 욕보이는 일이 없기를 검사들은 바란다. 억울하게 떠난 선배에게 오랜 존경과 감사의 자리를 마련하는 것조차 "감시의 대상일까 두렵고 조심스럽다"는 씁쓸한 푸념이 더 이어지지 않길 바란다.

특히 박 고검장의 우려대로 검찰개혁의 구호 아래 검사들을 줄 세우는 일이 없길 바란다. 참여정부 청와대 파견 이력이 되새겨지는 갑작스러운 인사가 벌써 몇 번 있었다. 그런 일이 또 두드러지고 거듭되면 세상이 바뀌어 누군가 정치검찰의 오명을 덧씌워도 할 말이 없을지 모른다.

그는 검찰의 위기와 개혁 방향에도 탁견을 건넸다. "우리나라의 특수한 사정으로 검찰이 인권옹호 기관의 역할보다는 거악척결이라는 1차 수사기관의 역할에 더 큰 비중을 두고 검찰권을 운영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며 그것을 검찰을 둘러싼 비난과 부조리의 원인으로 짚었다.

이어 "검찰이 1차 수사기관의 역할에 집중하게 된다면… 정치적 소용돌이에서 헤쳐나오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 했다. 검찰에 특정 정파의 칼이 되기를 강요하는 고질적인 정치 환경이 위기를 불렀다는 진단이다. 그러기를 거절하지 못했던 때에 대한 탄식도 들렸고 이런 악순환이 계속될 것 같다는 걱정도 느껴졌다.

그의 말을 곱씹어 하나 더 덧붙인다. 검사들 스스로도 정치에 곁눈질하지 않으면 좋겠다. 줄 서니까 줄 세우는 거다. "그건 개혁이 아니라 정치입니다"라고 거절하는 검사들이 많을 때 검찰개혁이 제 길을 찾지 않을까 생각한다.

[전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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