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성의 레이더L] 국정원 적폐청산, 기대와 우려

  • 입력 : 2017.08.07 17:46:42     수정 : 2017.08.07 18: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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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30일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66)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파기환송심 선고는 기약 없이 미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국정원 적폐 청산 태스크포스(TF)가 2009~2012년 활동했던 '사이버 외곽팀(민간인 댓글부대)' 30개의 댓글 아이디 3500여 개를 찾아내 정국이 요동치고 있다. 아이디 개수인지, 동원된 민간인 규모인지 조사가 더 필요하다는 후속 보도와 별도의 온라인 여론조작팀도 있었다는 추가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국정원 적폐 청산 TF 조사에 우선 기대가 크다. 국정원이 정권에 충성하기 위해 국내 정보 수집에 열 올렸던 과거가 있다면 바로잡아야 한다. 공공연하게 국내 정치에 개입해 반정부 동향을 감시하고 여론을 조작해 선거에 개입한 사실이 있다면 단죄가 마땅하다. 무엇보다 사정기관의 일탈은 최고권력자의 의심과 곁눈질에서 시작한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은 이미 올해 1월 선거운동 때 "국정원의 국내 정보 수집 및 수사 기능을 폐지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해 우려를 불식했다. 정부 출범 직후엔 국정원 요직에 참여정부 인사들을 보내 탄탄한 개혁 인프라를 마련했다. 이참에 청와대의 공식 정보 창구 외에 경찰 등 다른 기관 정보에는 눈길도 주지 않겠다는 선언이 더해지길 바란다. 충성을 가장한 사사로운 정보는 권력자를 병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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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도 없지 않다. 왜 또 검찰인가, 하는 의문을 피할 길이 없다. 검찰은 문재인정부의 적폐 아니었나. 왜 이처럼 중차대한 사건에 또 검찰을 앞세우려는 건가. 검찰의 역할은 얼마든 줄일 수 있다. TF 조사 결과는 선거법 위반 혐의를 뒷받침하는 새로운 증거가 될 거다. 그럼 검찰은 변론 재개를 신청하고 법원 결정에 따라 공소장 변경을 거쳐 공소 유지를 일신하면 그만이다. 국정원법이 금지한 정치 관여 혐의 수사가 새로 필요하다면 경찰에 먼저 맡겨보면 어떨까. 2019년까지 공소시효도 많이 남아 있다. 이런 수사는 경찰에 먼저 맡기고 검찰은 지휘만 하라는 게 새 정부의 개혁 방향이었다. 새 정부 개혁 의지와 경찰의 수사 역량을 시험할 좋은 기회다. 하지만 요즘 그런 의견은 찾아보기 어렵다. 사활을 걸고 검찰을 증오하는 일부 언론들과 친정부 단체들조차 검찰이 이 수사를 맡는 것에 별 불만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이런 지적이 불편하게만 들리고 무엇이든 민감한 일은 다 검찰에 맡기고만 싶다면 한 가지를 먼저 인정하면 어떨까 한다. 어느 정권을 막론하고 사정(司正)의 기세를 다잡기 위해 검찰만 바라봤던 과거는 이제 다시 현재가 돼 가고 있다. 지금이 바로 그렇다.

그렇다면 이제 중요한 건 최고권력자의 바른 의지다. 이걸 달리 말하면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보장하겠다는 의지"라고 한다. 그것만이 검찰을 바른길로 이끈다. 이것만 인정하면 좋겠다.

[전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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