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성의 레이더L] 갈등과 충돌, 신중해지는 계기로 삼아야 

  • 입력 : 2017.09.11 17:04:59     수정 : 2017.09.11 17:5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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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국가정보원 여론조작 의혹 사건 피의자의 구속영장 기각이 갈등을 크게 빚었다. 서울중앙지검이 '사법 불신'을 끌어들였고, 서울중앙지법은 "향후 다른 사건에 영향을 미치려는 저의"를 의심하며 충돌했다. 유력 언론들을 중심으로 "서울중앙지검이 좀 지나쳤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이후 겉으론 갈등이 잦아들었다. 서울중앙지검은 '영장 재청구 검토'라는 정상을 되찾았다. 그래도 관심은 계속 커지고 있다. 앞으론 정말 어떨게 될까. 검사, 판사들은 크게 세 가지를 이야기한다.

우선, 서울중앙지검이 또 다시 가시 돋힌 말을 마음껏 쏟아내긴 쉽지 않을 거라고들 봤다. 운신의 폭을 스스로 좁혔다는 지적이다. 예전엔 두번, 세번의 영장 재청구 끝에 서서히 어조를 높여가다가 막바지에 폭발하곤 했다. 그런데 이번엔 첫번째 기각에 벼랑을 등지고 선 것처럼, 할 수 있는 모진 말을 다 내뱉어 버린 것 같다고 평했다. 그런데도 여론이 미세하게 서울중앙지검에 반쯤 등을 돌리고 선 결과가 만들어졌다. 우병우 전 대통령 민정수석비서관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사례까지 꺼내들고 법원을 몰아세웠는데도 말이다.

두번째는 여당과 서울중앙지검의 관계에 대해서다. 여당이 앞으로도 기회만 생기면 서울중앙지검을 극성스럽게 편들 거라고들 내다봤다. 이미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적폐청산위원장은 "(영장 기각) 판단의 기저에 깔린 사법부 내부의 일부 흐름에 심각하게 문제를 제기한다"고 했다. 같은당 박주민 의원은 "(영장 법관이) 정치적 판단을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고 보탰다. 대수롭진 않다. 당리당략에 젖은 정치인의 비난이 다 그렇다. 문제는 여당의 일사불란한 법원 비판이 거꾸로 서울중앙지검을 불편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마치 서울중앙지검이 여당과 은밀하게 교감하며 수사를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살 수 있다. 여당의 비난 뒤에 공교롭게 서울중앙지검이 대응을 자제한 것이 그 때문일지 모른다는 의견도 있었다.

세번째론 서울중앙지검이 과연 국정농단의 언어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을지 많이들 궁금해 했다. '적폐청산'이 법률가의 언어는 아니라는 지적이다. '정경유착의 충격'이 판결문의 언어로 영 어색한 것과 같은 이치다. "검사의 수사(搜査)에 정치판의 수사(修辭)가 섞이면 정치 수사(搜査)라는 오해를 받기 쉽다"고들 했다. 물론 요즘은 정치와 수사의 경계가 어느 때보다 모호하다. 그러나 그럴수록 더 신중하고 몸 낮춰야 한다고들 걱정했다.

그래도 검사들은 "이런 갈등과 충돌이 스스로를 다잡고 의연해지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들 했다. 특히 현 서울중앙지검 수뇌부에 존경과 애정을 갖고 있는 법조인들이 그랬다. 여전히 기대가 크다는 뜻으로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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