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성의 레이더L] 특검 이후도 기대한다

  • 입력 : 2018.08.06 17:47:46     수정 : 2018.08.06 17:4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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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익범 특별검사의 드루킹 수사가 중요 국면에 이르렀다. 허 특검은 6일 김경수 경남지사(51)를 '드루킹' 김동원 씨(49·구속기소)와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회원들의 포털사이트 댓글 조작에 공모한 혐의(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의 피의자로 불러 조사했다. 지난 6월 27일 출범한 뒤 41일 만의 성과다. 특검은 기존 수사기관에 대한 실망과 불신 속에 탄생한다.

이번엔 특히 그렇다. 그래서 특검의 성과는 기존 수사가 놓쳤던 기회다. 수사 상황은 분명해 보인다. 경공모 회원들은 김 지사가 2016년 11월 9일 저녁 기사가 운전하는 승합차를 타고 경기도 파주 느릅나무출판사를 방문해 댓글 조작 프로그램 '킹크랩' 시연을 참관했다는 사실을 일관되고 집중적으로 진술했다. 시기가 잘못 알려져 있었지만 특검이 바로잡았다. 기사가 출판사 인근 식당에서 신용카드를 사용한 사실과 승합차 하이패스 기록 등이 근거다. 김 지사가 시연을 참관했다는 직접 증거도 확보했다고 한다. 그는 혐의를 시인하거나 "방문은 했지만 시연회는 모른다"고 부인할 수 있다. 특검은 이르면 이번 주에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한다. 이후엔 송인배 청와대 정무비서관(50) 조사가 예상된다. 청와대에 따르면 그는 2016년 6월부터 2017년 2월까지 4차례 드루킹 김씨를 만났고 김씨로부터 '간담회비' 명목으로 200만원도 받았다고 한다. 간과하긴 어려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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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이 성과를 올리니 야당과 언론이 부실수사 의혹에 다시 고개를 돌린다. 청와대와 여당은 불편해할 일이다. 지난 7월 25일 경찰 간부 인사에서 이주민 서울지방경찰청장이 유임됐다. 청와대 뜻으로 읽혔다. 야당들은 "부실수사에 대한 보은이자 특혜"라고 비난했고 유력 언론들도 일제히 사설로 성토했다. 여권에 밝은 인사들은 "유임은 불가피했다"는 해석도 한다. 이는 "부실수사에 또 다른 사정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부추긴다. 특검이 이걸 수사로 풀어낼 수 있을까. 이달 25일 이후 30일 수사 기간을 연장해 준다 해도 시간은 부족할지 모른다.

결국 수사는 다시 검찰로 온다. 지금 검찰의 주역들은 2016년 말부터 이어진 검찰 수사와 국정농단 특검을 거치며 '두 명의 전직 대통령 구속'이라는 '역사'를 만들어 냈다. 다만 두 사람 모두 정치 생명이 미약해진 이후였다. 특검 이후 검찰은 새로운 기회를 갖는다. '살아 있는 권력도 수사한다'는 존경을 얻을 기회다.

검찰이 사건을 다시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에 맡겨 확대하지 않고 마무리하면 그 기회를 놓치는 셈이다. 수사 의지와 역량을 모아 의혹을 밝힐 거라 기대해 본다. 그러다 검찰이 난처해질 수도 있다.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실현하고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 검찰이 어떤 태도를 취할지 궁금하다.

[전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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