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성의 레이더L] 제재는 불현듯 풀린다

  • 입력 : 2018.09.03 18:26:08     수정 : 2018.09.04 17: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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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들어가도 됩니까? 어떻게 들어가면 됩니까."

국내 유력 투자자문사의 한 북한 투자전문가는 4·27 남북정상회담과 6·12 미·북정상회담 이후 '고객들'에게서 이런 문의가 늘었다고 했다. 남북 경제협력 재개 이후 대북 투자의 안전성에 관한 걱정이다. 미국과 유엔의 북한 제재 해제를 전제한 관심이기도 하다. 이런 관심을 경협에 정통한 법률가들의 언어로 바꾸면 '분쟁해결절차'와 '투자자보호법제'로 정리할 수 있다.

'통일한국 법률통합작업의 문제점과 과제'(8월 27일, 대한변호사협회), '한반도 평화신시대 남북 경제협력과 법 세미나'(8월 28일, 서울지방변호사회) 등 최근 대규모 북한 관련 토론회에서도 이 같은 쟁점이 주로 다뤄졌다. 임성택 법무법인 지평 북한투자지원센터장은 서울변회 세미나에서 '남북 사이의 상사분쟁해결절차에 관한 합의서'(2000년 12월 16일) 중 중요 조항 개선을 제안했다. 그는 "(합의서는) 남북상사중재위원회는 각 측 위원장 1명, 위원 4명씩 쌍방 합의로 의사결정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양측이 각각 위원장을 두고 있고 인원 수가 짝수(10명)여서 중재 합의에 이르기가 사실상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남북상사중재위원회를 남북 각각 2명, 제3국 출신 3명으로 구성하자"고 주장했다. 또 개별 중재 사건을 직접 처리하는 중재판정부 3인을 구성할 때도 "남북이 1명씩을 지명하고, 지명된 두 사람이 제3의 위원을 협의해서 지명한 뒤 위원장은 외국인(재외동포 포함)으로 하자"는 구체적인 제안을 내놓았다. 김광길 전 개성공단관리위원회 법무팀장(법무법인 슈륜아시아)은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남북 경협 보험의 재보험을 가입하거나 별도 북한투자보증 프로그램을 만들면 보호에 효과적일 것"이라고 제안했다. 남북 경협에 중국 등 제3자를 참여시켜 안정성을 높이자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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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경협 재개에 대한 민간 영역의 관심은 이처럼 뜨겁다. 남북관계발전법과 그 시행령에는 남북관계발전위원회와 실무위원회 등이 규정돼 있다. 그런 유관기관 협의체가 민간의 관심과 제안에 구체적인 정책으로 화답할 때다. 그러나 법무부 등 유관기관 실무자 사이에서 이를 위한 구체적인 움직임은 포착하기 어렵다.

"제재가 풀리기 전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생각은 적어도 남북 경협과 대북 투자를 준비하는 경제인들과 당국자들에게는 도움이 안 된다. 최근의 역사적인 두 정상회담도 실현되기 전까지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미국과 유엔의 북한 제재는 언제쯤 풀릴까." 두 정상회담 이후 남북 경협의 법률 쟁점을 취재하면서 이 질문에 답하는 전문가들은 아직 만나지 못했다. 그러나 "제재는 예고 없이 갑자기 풀릴 것"이라는 전망을 부정하는 전문가들 역시 찾을 수 없었다.

[전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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